어제도 묵고... 오늘도 묵고...

소주 쉰한 잔...막막하다.

시골막걸리 2008. 3. 17. 16:18

 

배가 아파 화장실을 갖다와서는 언제 그랬냐는듯 240ml 짜리

신제품 요구르트를 구닥다리 냉장고 - 내처럼 고물인 - 에서

꺼내설라무네 큰 물통위에 앉아 갖은 청승을 떨고있는데

요놈의 하늘까지 같이 청승을 떨러보잰다.

 

가장 냉정하게, 밥맛없게 굴어야 할때가 情이란 놈을 끊을

때인 반면, 가장 행복해 하고 대책없이 씩씩해야 할때가

情이란 놈을 나눌때라면...

 

우중충한 하늘을 쳐다봐도 막연하고, 가로등을, 어설프게 잠긴

수도꼭지를, 방 안에 널린 빨랫줄을, 10여년을 낑낑대다 오늘

기어이 내려앉은 부엌의 찬장을, 술에 절어서도 기어이 택시를

잡으려는 타인들을, xx당 북구을 지구당 위원장 xxx라고 대단치도

않은 이름 석자를 걸어논 추레한 간판을, 그리고 이렇게 청승을

끼고 있는 내를 내가 쳐다봐도 막막하다.

 

인간아,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