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묵고... 오늘도 묵고...

소주 백서른한 잔...나는...이다 2

시골막걸리 2008. 12. 3. 01:19


사람들의 안개, 그 뿌연 침묵 속에서 아무 옆구리나
쿡쿡 찔러가며,
   "사랑 한 닢 줍쇼. "
를 뻔뻔스럽게 해대다가
   "이 인간 돈 거 아냐 !"
   "당신이 날 언제 봤다고..."
   "이게 무슨 냄새야 !"
라는, 험상궂은 사람들의 면박에 눈꼽이 돋보이는 잘 생긴
눈으로 멀뚱거리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 심각하게 반성하는
의미에서 까만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손톱으로 코딱지를
후빈다.
   '그래도 답답하네, 왜지 ?? '


도시 속 산그림자도 제 풀에 지쳐 드러누워 고약한 허리를
토닥거리고, 사람들은 지독히도 곰팡이 낀 침묵의 틈으로
스멀거리며 기어들어가는데 여전히 허기가 지는 걸 보면
오늘 하루도 사랑 한 잎은 물 건너갔구나.
   '난 빌어먹을 팔자도 못타고 태어났나...,'


하나 둘 슬픈 어깨를 가진 사람들의 서로를 비켜가는
당혹감 속에 쪽박은 온데 간데 없고, 그렇다고 타령도
할 줄 모르는 그러나 고픈 가슴 달래기 위해 허구헌 날
공치면서도 사랑 구걸을 계속 해야만 하는 내는
더도 덜도 아닌 거렁뱅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