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둠이 내게 어둠으로 다가오지 않음은
나의 무서운 신열 탓이 아니다.
몇날 밤을 충혈된 신음으로 토해야 했던
그 고열 탓은 아니다.
난 누구를 만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가끔은
반쯤 지워져버린 그의 소맷자락을 꼭
쥐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난 누구를 만나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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