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묵고... 오늘도 묵고...

소주 백스물아홉 잔...나는...이다 1

시골막걸리 2008. 12. 3. 01:13

 

오바이트를 해대면서도 꾸역꾸역 처마시는 타인의 설움이 우스워

술김에 얻어온 살진이와 부뚜막에 쭈글시고 앉아

새벽의 졸음에게 동냥질을 한다.

파리해진 입술은 부뚜막의 온기를 찾아 헐떡거리지만

하꼬방의 수은주는 영하 몇도쯤에서 불침번을 서고 있다.

무의식의 자위 속에 납중독처럼 쌓여버린, 질식할 것만 같은

권태를 채 닦아내지도 못하고 부끄러운 나이만을 우걱우걱

먹어대는 구차한 내 젊음의 되풀이, 또, 또 되풀이...

 

질긴 목숨 끌어안고 가슴을 부비며 겨울잠을 준비한다.

나는 별 볼일 없는 한마리 곰새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