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고뇌 따위 배우고 싶은 맴이
내게는 없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거짓부렁 않고 이어야하는
삶인지 삿대질 할 기력이
내게는 애저녁에 없습니다.
그냥 살고 싶습니다.
고향을 잃어버린 아스팔트와
웃음을 모르는 도시의 얼굴들,
벌거벗고도 마음을 털어 놓지않는
목욕탕 굴뚝의 어눌한 한숨들 속에서
이방인조차 되지 못한
골빈 한 대나무 녀석이
눈 먼 바람의 냉소 속에서
감기를 앓듯이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하이얀 죽음을 기다리는
푸석푸석한 아궁이 속에서도
웃으며, 넉넉함으로
제 삶을 살고 있는 그 녀석과 악수하며
노끈에 처량하게 매달린
눈알 퀭한 명태를 대충 씻어
찌개를 끓여 놓은 뒤
쇠주를 사오기로 한 친구놈을 기다리며,
홀로 멋적게 뒷통수를 긁적이며
비듬을 떨구고 있는 어둠에게
담배 한 꼬바리를 권하는
별로 비범치 않은 모습으로
그저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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