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무진장 많은 공원, 우에노.
세계 각국에서 예까지 공부하러 온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노래도 부르고, 아르바이트로
악세사리를 팔기도 한다.
게으른 걸음을 겨우겨우 띠는 내게, 그들은
몰라도 우리는 어느새 친구가 되어있었다.
도시 속에 고즈넉한 숲, 시원하게 터져 솟아오르는
분수대, 하품을 하며 늘어선 벤치, 노란 병아리처럼
줄 맞춰 삐약삐약거리는 유치원 꼬마들...
한참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배라도 채울 요량으로
돌아나오는데 타지의 텃세(?)에 익숙해진, 아까 나 혼자
친구먹은 푸른 눈동자의 유학생들이 순경들을 피해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겨 일어난다...
그랬기나 말았기나 터줏대감 비둘기 중대는 태평하게
모이만 쪼아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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