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묵고... 오늘도 묵고...

소주 서른엿 잔...우쨌기나.

시골막걸리 2008. 3. 14. 11:00

 

내가 술을 마시도 좋코 술이 낼로 마시도 좋은기라.

이넘의 팍팍한 시상살이에서 멍든 가심이라카믄 술가꼬 멍을 풀어야 하는기라.

그 외에 약은 없다카이. 하모, 내가 장담한다카이.

 

기분 좋타코 한 잔, 맴이 상해뿌도 한 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한 잔,

친구 만나 한 잔, 애인한테 채이도 한 잔, 배지 고파가 물 배 채울라꼬 한 잔,

배지 불러도 소화제 대신에 한 잔, 담배 물 때 한 잔, 계절이 바끼도 한 잔,

퇴근길에 한 잔, 속씨릴때 해장으로 한 잔, 저만치 꾸물럭거리던 추억이 쫓아와도 한 잔,

그 추억이 가슴을 후비파면 딱 한비이.

 

새가 꼬이고 아스팔트도 우아래로 줄넘기를 하고 전봇대가 뛰와가 죄없는(?) 낼로

옆차기를 해도 고마 마시는기라. 그라다가 열반에 들면 꿈도 꾸고...

 

실업자가 되가 한 잔, 울화가 끓어 한 잔, 속이 썩어 문드러지가 한 잔,

쪼매 자볼라꼬 한 잔, 이태백이, 김삿갓을 그리며 한 잔, 심심해서 한 잔,

팬지 쓰다가 한 잔, 기타치다 한 잔, 무좀이 안나아가 한 잔,

그라고 그라고

사랑한다 한 번 말할라꼬 열 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