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두었던 것들을 사전 부피만큼이나 쌓인 먼지속에서
무심하게 찾아 털어내며 '아직 괜찮네' 라고 서글픈 자위를 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눈이 없다.
코가 없다. 귀도 입도 모도 없다.
두터운 외투 안쪽에 여러 종류의 가면이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웃고, 울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주 천연덕스럽게 그것들을 수시로 썼다 벗었다하는 그들은
기침을 하는 남루한 옷가지를 걸친 채 저 거리로 나가 오늘
하루도 열심히 행복한 얼굴로 품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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