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묵고... 오늘도 묵고...

소주 백 쉰 아홉잔...핑계를 만들어야 살 수 있는 너거와 내...

시골막걸리 2010. 6. 9. 04:55

 

처녀가 생리를 건너뛰어도 다 지 할 말이 있고, 저기 망우리에 시큰둥(?)하게 누워 계신 이들에게 물어봐도

제각기 한마디씩 거드는 일에는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지않는 이가 없을터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올 겨울에

얼어죽지도 않고 또 찾아온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을터이고, 얼굴에 방탄 철판을 덮어쓴 채 지 조상 땅을

기어코 찾고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핏대를 있는대로 세우는 친일의 후손들도 여태껏 쥐죽은듯 숨어 살다

이제서야 나타난 까닭이 있을터이다 (그대들 참으로 용감하다...).

 

요는 이 험한 세상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자갈밭이요, 가시밭길이라메) 바짓가랭이 젖지않게 살자면, 절대절명의

찰나에도, 예기치않은 사태에도, 숨 넘어가는 위기 속에서도 털 끝 하나 다치지아니하고 빠져 나올라치면 가히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열갑자의 내공이 있어야 할터이다. 어떤 우환이 덮쳐올지라도 제까닥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반사신경이 훌륭하셔야 살아 남을 터. 내빼야 할 때 숨어야 할 때 그러다가도 들이댈 때는 과감하게 들이댈 줄 아는

그 재주를 익혀야 할터이다. 다들 그렇코롬 잘만 살아가는데 우리만 어리숙하게 날아오는 짱돌에 눈탱이나 턱주가리를

'옛수'하고 갖다댈 까닭이 아무리 눈을 까뒤집고 봐도 없지 않은가. 아웃사이더가 된다는 게 이 시대에선 띨띨한 인간이  

되고 마는데, 등신 공인인증 받는 시댄데...

 

그래선지 요즘 돌멩이 피하는 그 절정의 감각 하나만큼은 무협지 절대고수  못지않은 국보급 인간문화재들이 산을 이루고

강을 이룰만큼 넘쳐난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짱돌에 눈탱이나 마빡이 깨지면 너거하고 내만 등신 인증 받으니까.

등신은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으니까.

 

세상이 변하는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그들이 변해갈 뿐.

세상을 따땃하게 만들어가는 그들은, 너거와 내는 그 위대한  내공을, 감각을 얼굴 붉히지 앟고 자랑스럽게

핑계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