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묵고... 오늘도 묵고...

소주 백서른일곱 잔...그런 날에는

시골막걸리 2008. 12. 5. 01:50

 

어쩌다 하늘도
우울한 가슴으로
고개를 떨군 채
소리 없는 곡성을 읊조리는
그런 날에는
우리는 어느 狂人의 상여를 진다.


술잔 속에 대가릴 파묻고
시간도 오바이트하던 골방을 사랑하던 그를
이제는 우리가
먼저 잊어야만 한다.


굳이 슬퍼할려고 눈물 찍어내지 말자.
死者를 위한
너절한 변명을 늘어놓기 위해
묘비명에 무언가를 쓰려고도 하지 말자.
그것은 남은 자의 몫이 아니다.
던져줄 꽃은
슬퍼할 눈물덩어리는
우리에게는 신김치 한조각만도
못한 사치려니.


애초에 너와 나의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그 사치스러움도
한 웅큼의 미련을 기어이 쥐고
가슴을 치는 저들에게
던져주고 가자.


어쩌다, 어쩌다 말이다
하늘도 우울한 가슴으로
고개를 떨군 채
소리 없는 곡성을 읊조리는
그런 날에는
우리는 어느 광인의 상여를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