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에는
푸석한 한 줌의 흙이었다.
神의 교만으로
흙은 원치 않던 숨 한줌을 얻었다.
神의 어줍잖은 장난으로
흙은 神을 배신한다. 아니
神이 흙을 버린 것이다.
두꺼비 몇 병과 멸치 대가리 한봉지로
흙은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웠다.
흙은 고걸
해진 낱말로 깁기로 했다
그와 닮은 그저 그런 흙들과 나누기 위해
한 잔의 따스함으로, 한 잔의 기다림으로...
그러나 神은
흙의 자그만 소망마저도
알량한 그의 자존심 때문에
꾸욱 짓밟아버렸다. 산산이...
흙은 인형이 되어버렸다.
기워가며 품고 있던 소망이
산산이 바스라진
차가운 유리 인형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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